10여년 전 2기 신도시를 만들 때도 정부는 교통을 강조했다. 강산이 바뀌고도 남는 시간이 흘렀지만 2기 신도시 교통문제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주택공급과 함께 교통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1·2기 신도시 때 쌓인 불편함과 불신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40개 넘는 교통대책…“서울까지 30분” 한 줄짜리 공언 의구심만
정부는 작년 말과 올해 6개 대규모 택지 개발(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 과천,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계획을 밝혔다. 버스, 지하철, 철도, 도로 등 동시에 40개가 넘는 교통대책도 쏟아냈다.
국토부의 안내대로(?) 포털사이트 지도서비스를 통해 알아본 3기 신도시의 출근길(5월 29일 오전 8시 기준)은 녹록지 않다.
남양주시청 제1청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역까지 도착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12분으로 나온다. 그 길을 살펴보면 1.2km에 달하는 도보 거리, 두 번의 지하철 환승을 감수해야 한다. 우선 청사에서 경춘선 금곡역까지 882미터(m)를 걸어야 한다. 경춘선 금곡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6개 정거장을 지나 상봉역을 가야 한다. 상봉역에서 다시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 회기역까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회기역에서 또다시 1호선으로 환승해 9개 정거장을 지나야만 서울역 1호선에 도착한다. 여기에 대기 시간을 더하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 정부는 GTX-B노선 신설로 이 시간을 15분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 시간이 걸렸던 거리를 단 몇 분으로 단축하겠다는 정부의 공약이 솔깃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대책 발표 전 충분히 선행했어야 할 시뮬레이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LH 분석 자료도 설득력 떨어져…“공개범위 제한적”
이투데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요청한 교통대책 개선 효과 자료를 보면 시간 변화만 단순하게 설명돼 있다. 교통대책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교통대책을 반영한 소요 시간도 포털사이트 지도서비스에서 검색한 수치를 사용했다.
자료를 보면 LH는 현재 고양창릉지구에서 강남(삼성)까지 60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화전역(경의중앙선)-홍대입구(2호선)-삼성역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LH는 GTX-A노선을 마련하면 소요 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고양선(사업지구 내 신설역-대곡역)에서 9분, GTX-A(대곡역-삼성역)에서 16분 각각 소요하고 환승시간 5분까지 더하면 총 30분 걸린다는 얘기다. 고양선의 표정속도(급행)는 38.5km/h를, GTX-A의 표정속도는 100km/h를 각각 적용했다.
또한 LH는 고양창릉지구에서 용산까지의 현재 소요 시간을 25분(경의중앙선 화전역-용산역)으로 계산했다. 교통 개선효과를 보면 경의중앙선 급행을 조성하면 화전역에서 용산역까지의 소요시간이 21분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교통 대책 이후의 시간이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을뿐더러 소요시간을 책정 방법도 포털사이트 지도서비스를 이용했다.
부천대장지구의 교통개선 효과 추정한 것 역시 단순 비교 뿐이다. 부천대장지구에서 현재 서울역까지 70분이 걸리는데, S-BRT(대장지구 중심-부천종합운동장역)와 GTX-A(부천종합운동장역-서울역)가 마련되면 30분으로 시간이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상세한 분석 자료는 대책을 확정하면 보고서에 실을 예정”이라며 “지금 공개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 전문가는 “3기 신도시 교통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 중 몇 개는 현실성이 있을까 우려되는 것도 있다”면서 “‘Super-BRT’는 개념도 사실 없던 것을 새로 이름 짓고 내놓은 것이라 설계 기준이나 설치 기준도 아직 없다. 2기 신도시 경우 교통대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말이 많았는데, 3기 신도시는 이를 감안해서 만들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