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 전쟁이 미중 양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은 관세 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2021년 중반께 중국과 미국의 GDP는 무역 전쟁 이전과 비교해 각각 0.5%, 0.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미국은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5%에서 25%로 인상했다.
이보다 심각한 시나리오는 미중 양국이 나머지 모든 수입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매길 경우다. 이렇게 되면 관세 부과 충격이 최고조에 이르는 2021년 중반, 글로벌 GDP의 6000억 달러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과 미국, 그리고 글로벌 GDP가 각각 0.8%, 0.5%, 0.5% 감소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가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관세 부과 여파로 증시까지 하락할 경우다. 25%의 전면적 관세 부과에 이어 증시가 10%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중국, 미국, 글로벌 GDP가 각각 0.9%, 0.7%,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 증시 급락은 소비, 투자까지 연쇄 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은 현 주가 하락세를 감안할 때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더 큰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협상 타결이 불발되면 애플 같은 기업들도 관세 폭탄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주식시장도 급격한 조정 국면을 피할 수 없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더라도 그 여파가 미국과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타격은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공급망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컴퓨터와 전자 제품의 대중 수출량이 많은 국가로, 한국은 GDP의 0.8%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은 1.6%, 말레이시아는 0.7%가 중국의 대미 수출과 연계돼 있다. 한국의 경우, 품목별로는 컴퓨터 등 전자제품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고, 금속제품, 화학 및 비금속 제품, 기타 광물, 에너지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