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후임 경쟁이 치열하다. 난관에 봉착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해결사를 자처하며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5일 집권 보수당에서 3명이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에 이어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드섬 전 원내총무와 랍 전 장관은 한때 메이 내각에 참여했다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발해 사퇴했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도 공식적으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FT는 마이클 고브 환경 장관도 26일 경선 레이스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총 10여 명의 후보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꼽히고 있다. 그는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판하면서 EU와의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또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와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하더라도 10월 31일 반드시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탈파 가운데 지명도가 높고 보수당의 강경파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그러나 보수당 가운데서도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은 존슨 전 장관의 강경 노선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보수당 경선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데 우선 다음달 말까지 보수당 의원 약 300명이 참여하는 투표에서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이후 전국 보수당원 12만4000명이 약 한 달 간 우편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최종 확정한다.
메이 총리 사퇴를 불러온 브렉시트 정국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차기 총리가 누가 되더라도 즉각 불신임 투표를 추진해 조기 총선을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또 EU 탈퇴 협정 법안 통과를 전제로 제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지지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방안에 합의했지만, 합의안이 하원 승인투표에서 세 차례나 부결, 결국 지난 24일 보수당 당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