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자들에게 다음 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임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을 대하고 있고, 그들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마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며 시 주석과의 만남이 “매우 결실 있는 만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한 바 있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지난 10일 “이제 무역협의는 양국 정상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는 사이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추가 관세 인상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했다. 이 목록에는 중국산 휴대폰과 노트북컴퓨터, 리튬이온배터리와 같은 첨단 제품을 포함한 약 3805개의 제품군이 이름을 올렸다. 의류와 신발, 제설기, 연필 등 소비재도 대거 포함됐다. USTR은 오는 6월 17일 새로운 대중 관세 관련 공청회를 연 뒤 24일까지 업계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만약 미국이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은 거의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게 된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수출액은 총 5395억340만 달러였는데,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340억 달러와 8월 16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긴 뒤, 지난 10일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마저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다만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인상 조치가 실제로 이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95%까지 온 협상을 저버렸기 때문에 지난주에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325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해선 “현재 우리가 있는 지점이 마음에 든다”며 “약간의 보복이 있을 수 있지만, 비교를 해보면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자신했다.
중국은 전날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5~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인상된 관세는 오는 6월1일부터 적용된다. CNBC방송은 중국의 대미국 관세 인상은 전자제품뿐 아니라 수많은 제조업 상품과 밀, 땅콩, 설탕 등 농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타겟으로 관세를 올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