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세 번째 디폴트 오나

입력 2019-04-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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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블룸버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블룸버그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심상치 않다.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서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과 페소 가치가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10월 대선을 앞두고 아르헨티나가 20년 만에 세 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이날 인터컨티넨탈거래소에 따르면 5년 만기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스프레드는 1157베이시스 포인트(bp, 1bp=0.01%)로 하루 만에 17%가 올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서는 5년 내 디폴트 확률이 58% 이상으로, 1년 전의 22.7%에서 높아졌다.

미국 국채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89bp 확대해 956bp로, 연일 벌어지고 있다. 외환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 페소가 3.7% 하락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채 금리 스프레드 추이. 블룸버그
▲미국 국채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채 금리 스프레드 추이. 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시장이 동요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이 55%에 육박하고, 경제는 마크리 정권 하에서 두 번째 리세션(경기 침체)을 견디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재정 확대 정책이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스난데스가 재등판할 가능성까지 부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중남미 조사 책임자 알베르토 라모스는 “분명히 마크리 대통령의 재선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대선 이후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저하되고, 그것이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500억 달러의 신용 한도를 확보하고, 3개월 후에는 70억 달러를 추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통화 페소는 달러에 대해 50% 하락,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 유출에 시달려왔다.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7.4%를 차지하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198개 기업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카콜라, 아비앙카항공, 까르푸 등 외국 기업들은 위기예방조치법(PPC) 적용을 결정하기도 했다. PPC는 기업 규모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은 다르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잉여 직원에게 일정액을 배상해주고 해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PPC 적용 신청은 108건으로 2017년보다 25건 많았다고 한다.

불황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정상적인 생산 능력의 절반 만 가동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12월 기업의 생산 설비는 56.6% 밖에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가장 심각한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다. 푸조의 경우, 3월에는 1000명이 자택 대기 명령을 받았고, 혼다도 900명이 일시 휴직에 들어가야 했다. 피아트와 제너럴모터스(GM)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마크리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고 재정 지출 삭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은 노동조합이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국가 중 노조의 힘이 가장 강한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아르헨티나 노조는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 거기에 맞게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바로 파업을 강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노조를 무시하면 표심이 떠나는 만큼 정치권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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