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접전지로 꼽혔던 경남 창원성산에서는 막판까지 접전이 펼쳐진 끝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가 당선됐다.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개표 시작부터 여유 있게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완료된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나선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4만2663표(45.75%)를 얻어 4만2159표(45.21%)를 얻은 강기윤 한국당 후보에게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이어 손성형 민중당 후보(3540표, 3.79%),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3334표, 3.57%) 순이다.
1위를 기록한 여 후보와 2위 강 후보의 표차는 504표에 불과했다. 창원성산은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여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막상 개표를 시작하자 강 후보가 개표 초반 여 후보를 앞서나갔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좁아지던 격차는 개표율 99%대에서 기어이 뒤집혔다. 최종 투표 결과 여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정의당 캠프는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창원성산과는 달리 통영·고성 선거구에서는 정점식 후보가 여유 있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정 후보는 개표 시작과 함께 시종일관 1위를 달리며 최종 집계에서도 4만6082표(59.47%)를 득표, 2만8490(36.3%)표를 얻은 양문석 후보에 압승했다. 뒤이어 박청정 대한애국당 후보가 3588표(4.53%)를 득표해 3위를 기록했다.
보수세가 강한 통영·고성의 경우 한국당의 승리가 예상되긴 했지만 정 후보가 민주당 양 후보와 사실상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를 벌린 것은 예상 외라는 반응이다. 경남지역에서만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는 2석에 불과한 ‘미니 선거’였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부산·경남) 지역 민심을 가늠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컸다. 이에 초라한 성적표를 얻게 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창원성산에 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개혁을 바라는 창원 시민들의 열망을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통영고성의 패배와 관련해 “민주당의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선거 결과가 ‘정권 심판론’을 반영했다고 보고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압도적으로 이겼고, 창원성산에서는 매우 어렵다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겨뤘다”며 “무너져가는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회복하라고 하는 숙제를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개 지역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 3곳의 기초의원 보궐 선거에서는 한국당이 2곳, 민주평화당이 1곳에서 승리했다. 이로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총 5곳의 선거구 중 한 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선 민주평화당 최명철 후보가 43.6%를 득표해 승리를 차지했다.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에선 서정식 한국당 후보(57.25%)가, 문경시 라선거구에서는 이정걸 한국당 후보(62.03%) 각각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