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환섭 단장(청주지검장)은 1일 수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밝혀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 단장은 지난 주말 부단장인 조종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과 서초동 대검찰청을 출근해 기록을 검토하고 수사단 인선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여 단장과 조 부단장, 부장검사 등 검사만 13명이 투입되는 대규모로 꾸려졌다.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수사단에 8명의 검사가 투입된 것과 비교하면 단일 사건으로는 사실상 최대 규모다.
수사단은 우선 검찰과거사위가 재수사를 권고한 뇌물 혐의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성범죄 혐의와 박근혜 정부 개입 등 외압 의혹 등을 전방위로 수사할 전망이다. 수사단은 검찰과거사위의 조사 실무를 맡은 대검 진상조사단과 달리 강제수사권이 있는 만큼 혐의에 따라 수사 범위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여 단장은 "아주 기본적인 기록만 130권이다. 권당 많게는 500~1000쪽 분량"이라며 "주말까지 쉬지 않고 봐야 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을 파악한 뒤 수사 범위나 대상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규명하는 데 걸림돌 중 하나인 공소시효 문제도 수사단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다.
검찰과거사위가 권고한 뇌물 혐의는 뇌물액수가 3000만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해지고, 공소시효가 1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김 전 차관이 2009년 4월 이후에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돼야 기소할 수 있다. 다만 뇌물액수가 1억 원 이상 특정되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어 공소시효가 15년으로 증가한다.
입증될 경우 공소시효가 15년으로 늘어나는 특수강간 혐의를 김 전 차관에게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수강간 의혹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진술 신빙성 확보도 관건이다.
여 단장은 "성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분이 수사단에 포함돼 있다"면서 "자료를 검토한 뒤 특수강간 혐의를 수사할지 결정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