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투자가 늘어나면서 상위권 벤처캐피탈(VC)사들의 영업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정부 벤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두 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692억 원의 매출(영업수익)을 올렸다. 전년 391억 원 수준에서 약 77%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한투파는 영업이익 226억 원과 당기순이익 162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영업손실 57억 원과 당기순손실 30억 원에서 대규모의 흑자로 전환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1년간 매출이 211억 원에서 255억 원 규모로 20% 넘게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 원에서 109억 원으로 33%, 당기순이익은 70억 원에서 89억 원으로 27%가량 각각 뛰었다.
네오플럭스도 지난해 매출 222억 원, 영업이익 105억 원, 당기순이익 84억 원의 실적을 냈다. 1년 전 각각 191억 원, 40억 원, 28억 원에서 크게 신장한 규모다.
코스닥에 상장한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지난해 4~12월 기간 매출 254억 원에 영업이익 76억 원을 달성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각각 103억 원, 30억 원에서 모두 두 배 넘게 불어난 수치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5억 원에서 76억 원으로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 역시 1년 새 매출이 197억 원에서 392억 원으로 98.9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5억 원에서 223억 원, 당기순이익은 60억 원에서 205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정부의 기업 지원 정책이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벤처 창업투자로 바뀌면서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외 산업 환경이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등 신사업으로 재편되는 과정도 스타트업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VC 자금은 1399개사에 3조4249억 원이 신규 투자됐다. 1년 전 1266개사, 2조3803억 원 대비 투자금액 기준 43.9% 급증한 규모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가 24.6%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21.8%로 뒤를 이었다. 창업투자회사는 121에서 133개사로 늘었다.
이 같은 기조는 정부의 ‘제2 벤처붐’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월말 현재 263개사에 4475억 원이 투자돼 전년 동기(229개사, 4046억 원) 대비 10.6% 증가했다. 창투사는 137개사로 늘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모태펀드 출자와 민간참여 확대로 재원이 풍부해지면서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VC별로는 가치평가가 보다 합리적으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