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하락의 진원지로 꼽히던 송파구가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미니 신도급 대단지인 헬리오시티 물량이 시장의 우려보다 무난히 소화된 상태이고 인근 재건축 단지들은 이주를 시작한 상황이다. 이에 다시 살아나는 전셋값 상승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84.98㎡(3층)는 이달 중순 6억4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는 2달 전 같은 평수의 4층 물건이 5억8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6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전용 59.96㎡도 1월 초 5억4000만 원에 전세 거래되던 것이 이달 초순 6억3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내달 1일까지 입주를 진행한다. 현장에 따르면 잔금납부율은 80%, 입주증 발급도 82% 수준을 넘어선 상태로 시장의 예상보다 순조롭게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실수요가 많은 중소형 매물의 경우 1월보다 2000만~3000만 원 전셋값이 높아진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 대형의 경우 전세 특성상 인기가 높지 않아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2주 연속 전세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8일 기준으로 서울 전세가격 시세가 전주보다 0.1% 하락한 가운데 송파구는 0.2% 상승했다. 감정원은 헬리오시티의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가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해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잠실 미성크로바(1350가구)가 1월 말, 진주아파트(1507가구)가 이달 27일 이주를 개시해 전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송파의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가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헬리오시티의 전셋값 상승세가 꼭 전세 수요가 살아나서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쉽게 말해 급한 사람들이 저가에 일찍 거래했고, 지금 거래되는 것들은 여유 있는 집주인들이 충분히 기다리며 높은 값에 성사시킨 거래들이다”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빅데이터 랩장은 “헬리오시티 입주율도 높아졌고 인근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단, 하반기 고덕 그라시움을 포함해 강동구와 하남시 입주물량이 쭉 나올 예정이라 재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