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은에 따르면 감사원 결과가 문제없음으로 나와 한은이 바로 첫 삽을 뜨더라도 한은 별관 완공시점은 일러야 2021년말이 될 예정이다. 이는 한은 창립 70주년 이전인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했던 계획과 비교해서 1년 반이나 지연되는 것이다.
다만 이보다 더 늦어질 공산이 크다.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다, 30개월로 예정한 공사기간도 지켜질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도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문”이라면서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2021년 하반기까지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겠지만, 길어지면 이 총재 임기가 끝나는 2022년 3월말까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별관건축을 위해 셋방살이를 시작한지 2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서울 중구 태평로 구 삼성본관 건물의 절반가량인 18개층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매달 월세로 나가는 돈만 13억원에 달한다. 공사 지연 기간만 단순계산하더라도 234억원의 임대료를 더 내야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모두 국민의 혈세다.
한은 관계자는 “감사원 결과는 규정상 6개월내로 끝내야 한다. 작년 10월말 시작했다는 점에서 4월말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기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한 것과는 달리 늦어지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결과가) 빨리 나와야 그에 따라 사업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데 답답한 노릇”이라며 “(시나리오별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말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앞서 한은은 통합별관 건축을 추진하면서 조달청에 입찰심사를 의뢰한 바 있다. 조달청은 2017년 7월 예정가격 2829억원으로 입찰자가 기술제안서와 입찰서를 함께 제출하는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방식을 통해 발주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계룡건설이 참여한 가운데 조달청은 2017년말 계룡건설을 낙찰예정자로 선정했었다. 이후 낙찰가격이 입찰예정가격을 3억원 초과하는 등 선정과정에 여러 잡음이 터져 나오면서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삼성물산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달청의 선정 절차에 이의를 신청했고, 그해 6월 시민단체 경실련도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작년말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불거졌고, 급기야 감사원의 공익감사가 시작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