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공유서비스 업계 2위인 리프트의 상장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이는 누구일까. 리프트의 나스닥 상장의 최대 수혜자는 ‘태평양 너머’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프트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억 달러(약 1124억 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업계 1위 우버테크놀로지에 앞서 나스닥 상장에 나섰다.
WSJ가 지목한 ‘태평양 너머’는 다름 아닌 일본이다. 그중에도 일본의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라쿠텐이 그 주인공이다. 라쿠텐은 일본에서 아마존과 대접전을 벌일 만큼 막강한 업체이지만 미국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미국 프로농구 NBA 스타인 스테판 커리의 소속팀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 유니폼에 ‘라쿠텐’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정도다.
라쿠텐은 2015년 당시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리프트 지분 13%를 확보했다. 현재 리프트의 기업가치는 200억~250억 달러(약 2조2300억~2조8000억 원), 라쿠텐이 가진 리프트 지분율 가치는 3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라쿠텐 시총의 30%에 맞먹는 액수다.
이같은 계산이 나오면서 투자자들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라쿠텐 주가는 4일 6% 급등했다. WSJ는 라쿠텐의 주가는 더 오를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현재 라쿠텐의 EV/EBITDA 배율이 8.7배로 지난 5년 평균인 11.4배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 지표로 쓰인다.
그러나 라쿠텐도 고민은 있다. 주가가 2015년을 정점으로 60% 떨어진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2016년에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 일본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2017년 말에는 약 6000억 엔을 투자해 자체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몇 년 간의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시장은 오히려 리프트 상장의 최대 수혜자로 라쿠텐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덧붙였다. 또 인터넷 뱅킹이나 신용카드 등 인터넷 금융 서비스 부문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다소 부진한 전자상거래 부문을 보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