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나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과 기업 실적 약화 우려 등으로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CNN비즈니스가 분석했다.
금융위기 충격으로 시장 혼란이 절정에 달했던 2009년 3월 6일 뉴욕증시는 저점을 찍고나서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바로 10년 강세장의 시작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전월에 6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007년 10월 고점 이후로 50% 이상 폭락했다. 월가는 투자자들의 한탄에 허덕였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되찾고 기업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증시는 극적으로 반전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10년 전 저점을 찍고 나서 각각 300% 이상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증시가 주춤했으나 올 들어서는 다시 견실한 회복세로 돌아왔다.
강세장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2% 올랐다. 이에 S&P500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바탕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말 14배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6배로 회복했다. 휴고 로저스 델텍 수석 투자전략가는 “올해 랠리로 밸류에이션이 다시 높아졌다”며 “지난해 증시에 과매도세가 유입됐으나 이제 주식이 더는 싸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도 지난해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 올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감세 약발이 떨어져가고 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과 중국, 인도 등 세계 곳곳이 경기둔화로 허덕이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이런 불안한 외부 환경은 애플과 캐터필러, 코카콜라, 프록터앤드갬블(P&G) 등 다국적 대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더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둘기파’ 신호를 내보냈으나 경제와 기업실적은 이미 지난 금리 인상으로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 2년간 무려 7차례 금리를 올렸으며 이에 특히 부채가 많은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그나마 미국 고용지표가 35일로 사상 최장 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에도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은 30만4000명 증가해 10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가 8일 발표하는 2월 고용보고서가 견실하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매업체들의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타깃과 콜스, 크로거와 코스트코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온라인 쇼핑에 초점을 맞추는 등 효율적으로 경영 전략을 펼쳤던 곳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그러나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노르드스트롬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