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은 2019년 R&D 투자 규모를 확대할 뜻을 26일 밝혔다.
업계 최초 연 매출 1조5000억 원 돌파에 성공한 유한양행은 올해 R&D에 최대 1700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105억 원을 R&D에 투자하고 5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유한양행은 연간 R&D 투자액을 500억 원 이상 늘릴 채비를 마쳤다.
이 같은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이 자리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연내 임상 3상에 진입, 대규모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다. 3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면 신약으로 상용화될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약 2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를 단행한 한미약품은 올해도 2000억 원가량의 투자가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2018년 매출의 19%인 1929억 원을 투자했으며, 최근 10년간 R&D 투자 누적 금액은 1조 원을 넘는다.
한미약품은 주요 R&D 과제로 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 ‘HM15136’,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HM15211’,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를 개발 진행 중이다. HM15136과 HM15211은 4분기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또한,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을 세계 최대 폐암 치료제 시장인 중국에서 직접 개발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매년 매출의 10% 안팎을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2.3% 늘린 1220억 원을 R&D에 쏟아부었다. 업계는 지난해 매출 1조3349억 원을 달성한 GC녹십자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GC녹십자는 백신,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파이프라인을 대거 개발 중인 만큼 R&D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매년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올해 R&D 비용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백신과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의 3대 주요 파이프라인에 고루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미국 시장을 뚫은 ‘나보타’의 개발사 대웅제약도 R&D 강화에 나선다.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매출액 1조 원 달성 가능성이 큰 대웅제약은 1100억 원 이상을 R&D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매년 1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나보타 외에도 안구건조증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임상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