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안보 위협’ 주장으로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화웨이가 상하이 훙차오역에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망을 올해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훙차오역은 연간 이용객 수가 6000만 명을 넘고, 하루 이용객 수가 33만여 명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교통 허브 중 하나다. 화웨이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세계 최초로 철도역에 5G망이 구축된다.
화웨이는 기존망보다 100배 이상 속도가 빠른 5G망을 훙차오역에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이로써 중국 전역의 5G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화웨이의 이같은 내수시장 공략은 미국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라고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사업자들도 화웨이의 전략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이동통신사는 화웨이와 협력해 중국 전역에 5G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선전시도 5G 기지국 1995곳을 건설해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의 다른 지방 정부들도 5G망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화웨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몰고 온 중국 내 ‘애국주의’ 소비 열풍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23.3%나 늘었다.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의 비싼 가격 등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이 19.9%나 급감했다.
지난 16일 화웨이 사이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화웨이는 세계 5G시장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수요가 비교적 큰 시장으로 중국, 일본, 한국, 걸프국가를 꼽았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화웨이가 한국에 5000여개가 넘는 5G 기지국을 선적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강력한 견제에도 화웨이가 내수시장과 다른 지역을 무대로 5G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