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블록딜 논란②] ”비싼 이유 있다(?)” 수상한 블록딜 중개

입력 2019-0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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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의 최대 수혜자는 한양증권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양증권은 이번 거래에서 15% 수준의 중개 수수료에 이어 자사가 받은 물량 소진까지 더해져 최소 29억 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블록딜에 개인과 기관 동시 참여한 이유는= 통상적으로 블록딜은 기관끼리의 거래로 통한다. 물량 자체가 개인이 소화하기 어려운 규모인 데다, 개인이 관련 매도 정보를 사전에 취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블록딜 매수자에는 기관과 개인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인데 기관은 주당 9500원에, 개인은 8000원에 물량을 받아갔다. 똑같은 주식인데 기관이 개인보다 1500원을 더 내고 사 간 셈이다.

한양증권 측은 30일 “블록딜 매도자와 8000원에 가격을 확정한 후 18일 종가인 1만1100원을 기준으로 할인율 15%를 적용해 주당 9500원으로 처분가를 확정, 다음 거래일인 21일 기관 대상 수요조사를 마쳤다"며 "앞서 대규모 물량, 높은 가격 등으로 블록딜 거래가 깨질 뻔 했지만, 성공적으로 딜을 주선해 마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KB증권(100만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15만주) △타임폴리오자산운용(32만9600주) △한양상품(10만940주) 등 기관에 대한 처분 가격은 주당 9500원이었다. 반면 개인투자자로 추정되는 배 씨(19만5694주), 이 씨(13만5207주) 등의 인수가는 주당 8000원이었다.

한양증권 측은 “8000원에 매도된 개인 물량은 직접 중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양증권이 주당 8000원짜리 물량에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수료 1500원을 붙이면서 일부 물량은 매도자와 개인투자자간 직거래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분단가를 매수자에 따라 다르게 책정할 수는 있지만, 흔한 딜 구조는 아니다”며 “매수자가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같은 주식을 두고 처분가격 사이에 차이가 크다 보니 수수료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한양증권이 기관에 제시한 블록딜 중개 수수료는 15%에 달한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이 이번 블록딜 중개 수수료에서 15%로 책정했다”며 “업계 평균이 10~50bp(1bp=0.01%p), 많아도 100bp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며, 기관 매도물량 158만주 기준 수수료만 23억8000만원을 챙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양증권 측은 “당시 17일 문재인 정부의 수소 활성화 발표로 라이트론 주가가 10% 넘게 급등한 후 18일 종가기준으로 적정가를 책정했다“며 “기관에도 적정가로 내놓아야 소화가 가능할 뿐더러 블록딜 중개마다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거래 수수료가 높다, 낮다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가 블록딜 물량을 받기도 쉽지 않은데, 기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져갔다“며 “증권사의 높은 수수료율을 이유로 대주주가 개인투자자에게 직거래로 물량을 넘긴 건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양증권 왜 일부 물량 상품에 담았나= 일부 물량은 한양상품의 형태로 회사가 받아갔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원칙적으로 증권사가 블록딜을 중개할 경우, 세일즈 부서와 리서치 센터 간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공유를 금지한다. 한양증권이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사 물량에 논란이 번진 셈이다.

한양증권은 22일 라이트론 블록딜 물량 10만940주를 9500원에 받았다. 또 같은 날 해당 물량은 장내에서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장중 최고가인 1만4650원에 전량 매도했다는 걸 가정하면 하루 만에 약 5억190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한양증권 관계자는 “블록딜 세일즈 과정에서 남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PI부서에서 받았고, 가격이 급등하니 당일 매도했을 뿐“이라며 “내부 컴플라이언스에 따라 리서치 센터에서 소개했고, 법인영업부에서는 단순 중개만 맡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장전 자회사 호재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일절 알지 못하며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더 많은 물량을 받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미공개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해당 블록딜을 실패한 사례가 있어 미공개 정보를 타 기관에 유출했다면, 타 기관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염려해 물량을 받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라이트론 관계자는 “호재 발표 며칠 전 정보를 인지한 후 최대한 빨리 뉴스를 내보냈다”며 “기관 간 거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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