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대선조선의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연말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연장과 함께 조선업 경기가 턴어라운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보태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사인 대선조선의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가 2곳으로 확인됐다. 이 중 현실적인 인수 의지를 나타낸 업체까지 등장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선이나 부동산 전문업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선조선은 영도와 다대포에 공장이 분리돼 있다. 마무리 작업을 위해 다대포에서 영도로 선박을 이전해야 하는데 채권단은 이를 비효율적이라 판단하고 공장을 다대포로 일원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다대포 공장에 추가 설비를 지원할 수 있는 업체가 인수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200억 원이다. 다만 영도 공장이 부동산 매물로서 가치가 높아 공장 일원화 작업이 단순히 주머니에서 새는 돈은 아니란 목소리가 작지 않다.
대선조선 매각은 지난해 한 번 실패한 바 있다.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어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수주도 늘어나고 있고, 노조도 임금 반납, 근로시간 단축 등 고통을 부담하며 대선조선의 재무상태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대선조선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약 29억 원이다. 1년 전 103억 원의 영업손실과 대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적자를 줄였다. 채권단이 지난해 말 대선조선의 자율협약을 2년 더 연장한 것도 이러한 인식이 자리해서다.
인수 의사자가 한 곳이라면 ‘스토킹 호스’ 방식도 거론된다. 스토킹 호스는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한 곳에서 제시한 인수금액을 공개하고, 인수하겠다는 업체가 더 없으면, 원 인수의향자가 인수자로 확정되는 방식이다.
경쟁 입찰이 채권단으로서 좋은 대안이지만, 대선조선 매각에 단순히 ‘이익’ 논리로만 접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현재 대선조선은 한국수출입은행이 83.03%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실질적으로 매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결산이 발표되는 이후인 3~4월 중으로 전망된다. 매각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업체의 인수 의지가 강할 경우 이르면 연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