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오늘부터 모든 국회 의사 일정을 거부하고 2월 국회도 거부하겠다”며 “헌정 질서를 짓밟는 이 정부에 대해 우리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60년 선관위 역사상 이런 선관위원이 임명된 적이 없다”며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급 인사가 8번째인데 이번에는 인사청문회를 하자는 양보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해주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선거를 관리해온 60년 선관위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며 연좌농성을 예고했다.
이들은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한국당은 여타 야당과 협력해 국회 인사청문 검증을 방해한 청와대 인사 관계자와 민주당 대선백서 발간 관계자 등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법적대응에 나서는 건 물론 연좌농성에 돌입하며 반대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4층 접견실에서 조 위원의 임명장 수여식을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의 합의를 기다렸으나 이 또한 무산돼 안타까워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 후보자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1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해 지난 9일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하지만 야당이 조 후보자의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 이력을 문재삼아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문요청서를 재요청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시한이 19일로 연장됐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