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에서 조금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김종회<사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주최한 ‘동양철학 특강’이 바로 그것이다. 국회에서는 매일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정책 현안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회 등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풍수지리, 관상, 사주 등 동양철학을 주제로 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없다. 현직 의원이 직접 강의에 나선 일도 드물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보기 드물게 유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본인의 철학 대안을 강조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년 시절부터 유학자인 부친으로부터 전통 학문을 배웠으며 본인이 유학자이기도 하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학위와 원광대 한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2012년에는 원광대 한의과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김 의원은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이번 강의를 기획했다고 했다. 그동안 동양철학이 신비적 요소를 앞세워 과대 포장되거나 비과학적이란 편견 속에 평가절하돼 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의원은 “성리학과 풍수학, 한의학 등 잘못 알려져 있는 동양사상과 역사를 바로잡는 한편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강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총 3회로 구성된 전체 일정의 첫 시간이었다. 김 의원은 1시간 20분가량 진행한 강연에서 사주, 관상 등을 차례로 설명하며 동양철학의 ‘과학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의원은 “사주팔자라는 것은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에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수성 중 어느 별이 지구에 비치는지를 풀어낸 것”이라며 “옛날 사람들이 지구가 둥근지도 몰랐다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다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관상과 한의학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관상과 한의학에 대해 몰라서 그렇지, 제대로 보면 무섭게 맞다”며 “동양철학은 철저한 합리적 정신에 바탕한 기록이 축적돼 수천 년간 쌓인 통계일 뿐이지 절대 미신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없는 것도 지어내서 우리 것이 좋다고 해야 할 판에 서양의 것만 가르치고 있다”면서 전통적 지식 체계가 홀대받는 오늘날의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늘날처럼 기술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역설적으로 동양철학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세상 모든 것이 물질 중심이지만 불과 30년 안팎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인공지능에 꼼짝도 못하게 된다”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길이 동양철학 인문학 속에 들어 있다. 하나하나 새기면서 정확히 익혔을 때 인간이 사는 의미와 궁극적인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