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뉴시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11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 씨가 히타치조센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5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히타치조센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징용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으로 인해 소멸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기조를 유지한다”며 “히타치조센은 일본의 침략 전쟁에 적극 협조해 원고를 불법적으로 징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원치도 않는 노역에 종사하게 했다”며 “피고의 불법성의 정도, 패전 이후 원고를 방치해 원고가 위험을 무릅쓰고 밀항해 귀국한 점 등을 보면 위자료 5000만 원을 인정한 1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씨는 1944년 국민징용령에 의해 일본 오사카 소재 히타치 조선소에 끌려가 1년 가까이 강제노역을 했다. 지난 2014년 이 씨는 강제노역 등 히타치조센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명목으로 1억2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5000만 원을 인정했고, 히타치조센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