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선제적 대응을

입력 2018-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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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경제학부 교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였다. 올해 초 1.5%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예고했던 대로 3개월 간격으로 4번의 인상을 거쳐 2.5%까지 상승하였고 국내 기준금리와는 다시 0.75%포인트 차이가 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식과 부동산 등 국내 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었다. 먼저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주식시장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월 금리 인상 이후 2개월 동안 3조 원 이상 순매수하였고 두 번째 금리가 인상된 6월까지 순매수는 이어졌다. 그 여파로 6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약 200포인트 감소하였다.

9월 인상 이후에는 10월 한 달 동안 4조6000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였고 코스피지수가 350포인트 이상 하락하였다. 11월까지 올 한 해에만 외국인들이 약 8조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였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10월에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을 미국 금리로 설명할 순 없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과 금리 인상 직후의 지수 하락은 분명한 사실이다.

11월 말 국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됐지만 코스피는 9월 이전의 지수를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한번 미국의 금리 인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국내 및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되었던 일이라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은 국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 중일지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장 금리에 더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고정금리는 대출 당시의 금융채 5년물 금리에 따라 결정되는데 미국의 기준금리가 주요 결정요인 중 하나이다.

그리고 변동 금리는 코픽스(COFIX)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코픽스는 은행의 평균 자금조달 금리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 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데 11월 기준 최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12월 16일 현재 금융권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4.8%이지만 올해 안에 5%대가 넘을 것이 분명하다. 이번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국내 기준금리 인상분이 추가로 반영되는 내년 초에는 더욱 가파른 상승이 불가피하다.

실제 9월 이후 국내 주택가격 상승률이 축소되었다. 지난달 시작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위축된 대출 시장이 국내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가파른 대출 금리 상승이 예견된 만큼 대출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향후 국내 주택가격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 인상은 국내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부동산 경기 흐름이 바뀌고 있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말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지수에 포함된 총 63개국 가운데 48개국에서 최근 1년간 실질 주택가격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반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12월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는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 판매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하였다. 고정환율제를 적용하여 미국의 금리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홍콩도 최근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그 낙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과 호주에서도 올 한 해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였다. 이와 같은 주요 국가들의 주택가격 하락을 미국 금리 인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원인임은 분명하다.

연준은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을 넘어 소비, 고용, 투자 등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선제적 대응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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