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보령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은 신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한미약품은 이관순 상근 고문을 글로벌전략 부회장으로 임명하면서 약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시켰다. 이 신임 부회장은 한미약품 대규모 기술수출의 주역이다.
이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연구장, 연구개발본부 사장,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2015년 8조 원대 기술수출을 이끌어내는 등 한미약품을 R&D 중심 제약사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6년 폐암 신약 ‘올리타정’의 기술 수출이 파기되고, 뒤이어 늑장 공시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직위를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미약품은 이 부회장에게 글로벌 전략을 일임하면서 기술수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고, 이들 과제의 효과적인 개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후보 물질은 상당수 개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일부는 신약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어 2019년은 R&D 모멘텀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이 부회장은 18일 한미약품 퇴직 임원 모임 ‘한중회’ 송년의 밤에서 “현재 신약 임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2건의 글로벌 3상 임상과 2~3건의 2상을 진행하고 있어 2~3년 이내에 최소 1개의 글로벌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의를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경영관리를 맡은 우종수 사장과 신약 개발을 총괄하는 권세창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 이 부회장이 가세하면서 각 영역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보령제약은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이사로 안재현 보령제약 경영 부문대표(부사장)를 선임했다. 1963년 창립 이래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던 보령제약이 전문경영인으로만 판을 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대표는 숭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일모직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2년 보령제약에 입사, 전략기획실장과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보령제약의 경영을 책임질 그는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삼일제약은 영업 및 마케팅 총괄사장에 김상진 전 한독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1991년 한국 얀센에 입사한 후 벨기에 얀센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2000년부터 중추신경계 제품 마케팅을 담당했다.
또 2006년 홍콩얀센 사장, 2008년 타이완얀센 사장을 맡으며 타이완얀센의 매출을 아태 얀센 중 1~2위로 유지하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한독 부사장 재임 시절에는 전문의약품 영업 마케팅 업무를 총괄했으며 전문의약품 사업부의 지속 성장을 이뤘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1월 신약개발과 개량신약, 건강기능식품 등 의약품 연구개발 분야에 40여 년간 몸담은 곽의종 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김 사장을 추가 영입했다”며 “젊은 에너지와 전문성을 겸비한 회사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SK케미칼은 라이프사이언스 비즈(LS Biz.) 사장에 전광현 제약사업부문 대표를 선임했다. 올해 7월 백신사업부문을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할한 SK케미칼은 각 분야의 사업 전문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1990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전 사장은 SK케미칼 LS전략기획실장, 마케팅기획실장, LS마케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영업·마케팅 능력을 쌓으며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