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과 내년 기존 3회에서 2회 정도로 낮춘 점도표의 하향조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이 총재는 다소 안도하는 쪽에, 홍 부총리는 여전히 긴장하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 1층 로비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평가를 보면 생각보다는 도비시(통화완화적)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 인상 경로가 그대로 갈지를 지켜봐야 한다. 함축된 의미를 보면 글로벌 경제상황과 국제금융시장, 미국 경제를 보면서 금리를 인상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내년 8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진다면 사실상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줄고 각국 통화정책에도 약간의 여유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2020년경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1.75%)와 불과 5bp(1bp=0.01%포인트) 안쪽의 격차로 축소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연준이 (점도표상) 내년에 두 번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더 조정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시장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홍 부총리는 이날 낮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진흥재단 서울전용교육장에서 자영업 성장 혁신을 위한 현장소통 간담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과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결정할 때 글로벌 리스크를 고려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수가 하나 더 들어갔고 국제금융 변동성도 커졌다 볼 수 있어 더욱 모니터링과 선제대응 노력을 주의 깊게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한미금리차가 다시 확대된 것과 관련해 “연준의 금리인상과 속도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은) 통화정책에도 고려요인은 맞다”면서도 “얼마 이상 벌어지면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최근 공개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한은 집행간부인 윤면식 부총재 추정 금통위원이 “미 연준 정책금리와의 격차 확대에 따른 일반의 불안심리 완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며 금리인상에 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