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사진> JB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는 20일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주 친화 정책을 펴고 디지털 뱅킹과 중금리 대출 등을 강화해 조직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JB금융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JB금융 자산이 6년 동안 300% 성장했다"며 "김한 회장이 성장 기반을 다져놨다면 이제 철저하게 내실을 다질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주친화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성장 과정에서 불행히도 우리가 성장한 것만큼 주가는 오르지 않고 상대 가치는 더 떨어졌다"며 "배당 수익률 등을 높이는 등 그룹의 배당 정책을 확립해 일관되게 밀고 나가겠다"고 했다. 19일 기준 JB금융의 종가는 5620원이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배수(PBR)가 7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데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 사항"이라고 했다. 배당성향도 다른 시중은행 수준인 2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최근 3년간 JB 배당성향은 6.9%에 불과하다.
대형 금융지주와의 경쟁력으로 '디지털 뱅킹'과 '중금리 대출 확대'를 꼽았다. 김 내정자는 "우리 같은 소형 회사가 경쟁력 있는 돌파구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화'"라며 "디지털화는 내실화를 좀 더 심도 있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각 은행의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촘촘한 영업망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김 내정자는 "우리는 거점에서 지역 은행으로서 걸맞은 역할을 하고 좀 더 파고들어 영업력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며 "수도권에서는 우리랑 잘 맞고 고객을 잘 모을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합치지 않고 두 개 은행 체재로 가도록 했다. 김 내정자는 "은행이 대형화돼서 소기 성과를 거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JB금융에 속해있는 은행은 지역 근거지가 완전히 달라 각 지역에서 기반을 갖고 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향후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선 "규모의 경제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좋고 싼 매물이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JB금융지주는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기홍 현 JB자산운용대표를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은행과 보험 등 다양한 업권과 민관을 두루 경험했다.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대학교 경영학 석사, 조지아대학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을 거쳐 1999년 금감원 부원장보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계의 '이헌재 사단'으로 불린다. 김 내정자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