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중국의 ‘제조 2025’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국내에서 우위를 확보한 뒤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특히 버스 등 상업용 전기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상업용 차량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꿰차면 자연스럽게 자가용 시장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직은 일반 자가용과 비교하면 상업용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하다. 올해 1~10월 자가용 전기차 판매 대수는 74만6000대에 달했지만 버스와 택시 등 상업용 전기차는 11만4000대 판매에 그쳤다.
그러나 철저히 민간의 수요에 달린 자가용과 달리, 상업용 전기차는 중국 정부가 앞장서 권장하고 국영 운수기업들도 정책을 따르면서 수요 증가폭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선전시가 대표적이다. 선전시의 버스와 택시는 올해 말까지 전부 전기차로 대체될 예정이다. 정부의 보조금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버스 제조업체에 1대 당 최대 2만5900달러(약 3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2009~2017년 중국 정부는 제조업체들에 총 480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지난달 중국 다롄시도 2020년까지 시가지를 달리는 택시와 버스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내놨다. 대부분의 중국 대도시 역시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같은 기간 내 전기차 전환을 꾀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의 전기버스·택시 수출도 활발하다. 비야디는 영국 런던의 빨간 이층 버스용 전기버스를 제조해 수출하고 있다.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약 50개국에 전기버스와 택시를 팔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 전기버스 생산 기지를 설립하고 최근 미국 전역에 750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FDG일렉트릭도 지난달 미국 페덱스에 전기트럭 1000대를 수출했다.
중국 업체들이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일단 앞서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스카니아와 볼보 등 중국에서 고사양의 트럭과 밴 판매를 주도하는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닛산은 현지 동풍자동차와 손잡고 전기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르노가 중국의 브릴리언홀딩스와 합작해 2020년까지 3개의 상업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