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정점을 찍고 급락하면서 원유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나 원유 가격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유 관련 펀드와 ETF는 최근 한 달간 평균 10% 안팎의 손실을 냈다. 개별펀드로 살펴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하는 GSCI 원유 선물 지수의 등락률을 추종하는 ‘TIGER 원유선물 특별자산 ETF’와 ‘KODEX WTI 원유선물 특별자산 ETF’는 각각 11.08%, 11.04% 손실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외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펀드’는 -10.99%를 기록했고,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원유나 가스를 탐사·생산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주식-파생형·합성H) ETF’도 마이너스 수익률(-6.81%)을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원유 가격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원유 관련 인버스 상품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ETF’와 ‘KODEXWTI원유선물인버스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ETF’는 최근 한 달간 각각 31.08%, 30.8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WTI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달 3일(현지시간) 배럴당 76.41달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후 급락을 거듭하면서 27일 기준 배럴당 51.5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고점 대비 33%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그간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던 ‘공급 부족’ 우려가 ‘공급 과잉’ 우려로 뒤바뀐 것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대 최대 원유 생산,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원유 초과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유가 지지’ 발언이 유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유가가 50~60달러 선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유가 수준은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수준으로, 현 수준에서 더 떨어지진 않고 단기적으로 소폭 반등할 것”이라면서 “원유 ETF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ETF 수익률도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