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9조 달러’ 기업 부채 시한폭탄…11년간 부채 2배 늘어

입력 2018-11-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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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환경·강한 투자자 수요 등으로 부채 팽창…시장 혼란 기폭제 될 수도

▲미국 총기업부채 추이. 단위 조 달러. 2018년 9조1000억 달러. *회색은 경기침체기. 출처 리얼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스닷컴
▲미국 총기업부채 추이. 단위 조 달러. 2018년 9조1000억 달러. *회색은 경기침체기. 출처 리얼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스닷컴
미국 경제가 ‘9조 달러(약 1경164조 원)’ 규모의 기업 부채 시한폭탄을 안게 됐다.

미국 기업들의 총 부채가 2007년의 4조9000억 달러에서 올해 9조1000억 달러로, 11년 만에 배 가까이 늘었다고 21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렇게 기업 부채가 급증한 배경으로 저금리 환경과 까다롭지 않은 자금조달 조건, 투자자들의 강한 수요가 꼽히고 있다. 미국 회사채 시장은 2015년 말과 2016년 에너지 부문에서 상당한 침체가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호황을 누려왔다.

월가에서는 내년이나 2020년까지는 미국 경제가 이런 부채를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내년 미국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2013년 이후 가장 작고 레버리지론은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의 에릭 로젠탈 레버리지 파이낸스 부문 선임 이사는 “높은 수준의 회사채는 확실히 주의를 기울일만하다”며 “그러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위기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거나 경기둔화가 심해지면 기업 부채가 시장 혼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미 증시가 흔들리고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황에서 모든 부채에 적용되는 금리가 오르면 기업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마이클 템플 아문디파이오니어 신용 리서치 이사는 “시장에 불안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 우리가 이런 우려의 절정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 향후 12~18개월 안에 이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투자 등급 회사채 일부가 신용등급이 강등돼 하이일드나 정크본드(투자부적격채권) 수준으로 가는 것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3년 전만 해도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자랑하는 기업이었지만 올해는 계속되는 경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등급이 ‘BBB+’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GE가 정크본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레버리지 론(Leveraged Loan)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레버리지 론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인수하면서 피인수업체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자금을 뜻한다. 올해 미국 레버리지 론 시장규모는 1조3000억 달러로, 4년 전에 비해 약 두 배 커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한 금융 규제 관련 공청회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리스크를 무시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며 “레버리지 론도 이와 비슷한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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