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년만에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6위 기록을 세웠다. 특히 세계 교역 호조 등에 힘입어 운송수지는 2년1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흑자 전망치 70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증권투자 규모는 7개월만에 유출로 전환했다.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만기도래에 따른 것이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흑자규모는 576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612억2000만달러) 보다 5.8% 줄어든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32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 149억8000만달러 대비 11.6% 줄었다. 상품수출은 51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540억7000만달러보다 5.5% 감소했고, 상품수입은 378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 391억달러에 비해 3.2% 줄었다.
이는 추석연휴에 따라 영업일수가 19.5일로 작년 9월 23.5일에 비해 4일 축소된 때문이다. 또 지난해 미국에서 허리케인 피해로 자동차 침수와 석유제품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대미수출이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전년동기(551억2000만달러)대비 8.2% 감소한 50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전년동기대비 27.7%)와 석유제품(14.3%) 등이 증가한 반면, 선박(-55.3%), 철강제품(-36.8%) 등은 감소했다. 수입은 전년동기(417억달러)보다 1.6% 줄어든 410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원자재는 유가상승에 따른 석유관련 수입 증가로 9.8% 증가한 반면, 자본재(-13.8%)와 소비재(-7.8%)는 감소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영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로 전년동월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좋은 수준이다. 수출도 전년동월보다 5.5% 감소했지만 일평균 수출은 13.8%에 달한다. 10월 통관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세계교역도 증가추세”라며 “한은 전망치 700억달러 흑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계교역 증가율은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1~8월 세계교역 증가율은 12.8%에 달해 지난해 같은기간 10.6%에 비해 늘었다. 2015년(-12.6%)과 2016년(-2.9%)과는 다른 추세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25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 28억8000만달러에서 축소됐다. 우선 운송수지가 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8월 2000만달러 흑자 이후 첫 흑자다. 해상운송수지가 글로벌 교역량 증가세 지속으로 외국간 화물운송량이 늘면서 적자폭이 전년 4억7000만달러에서 7000만달러로 감소한데다, 항공운송수지가 외국인 입국자수 증가로 전년 2000만달러 적자에서 1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여행수지 적자폭도 전년동월 13억1000만달러에서 11억3000만달러로 줄었다.
실제 9월 입국자수는 127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18.5% 증가했다. 반면 출국자수는 222만6000명으로 0.5% 줄었다. 이는 2012년 1월 5.3% 감소 이후 6년8개월(80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2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9월 누적규모는 28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기록한 256억1000만달러였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부문 투자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 역시 3억달러를 보였다. 1~9월 누적규모도 91억6000만달러로 역대 5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기록은 작년 같은기간 기록한 108억3000만달러였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77억2000만달러 증가해 2015년 9월 이래 37개월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식은 36억2000만달러로 31개월째 증가했고, 채권인 부채성증권도 41억1000만달러로 44개월 연속 늘었다.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14억달러 감소했다. 주식은 전월 8억20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줄어든데다 채권은 16억달러 줄어 9개월만에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지분투자가 늘면서 올들어 현재까지 내국인 해외직접투자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국내투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며 “증권투자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보험사의 듀레이션 확대 등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계속됐다.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와 채권 대규모 만기상환이 몰리며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