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급등했다. 코스피는 물론 일본 니케이, 중국 상해지수 등 대내외 증시가 2% 넘게 폭락하면서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코스피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선 외국인도 역송금에 나섰다. 수출업체들이 네고(달러매도)에 나섰지만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이 지속되면서 미국채 금리가 3.2%에 안착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중간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시장이 불안하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이 목전이다.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도 갈등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연준 금리인상과 함께 대내외 긴축우려감도 커진 상황이다. 금리상승기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대내외 주식시장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주요 레벨인 1135원을 넘긴 이상 연고점인 1144.7원을 상향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차 저항선은 115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133.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37.7원까지 올랐다. 역시 연고점을 기록했던 11일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저점은 1133.2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4.5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0.76원 오른 1011.96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일 16.24원 급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1.7/1132.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6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증시가 압도한 장이었다. 코스피와 니케이, 상해종합지수 모두 2.5% 이상 폭락했다. 미국 증시도 기업실적 발표가 나쁘지 않음에도 조정세를 보이는 양상이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200억원 가량 순매도해 역송금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수출업체들의 물량공급이 꾸준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은 주요레벨인 1135원을 넘겼다. 심리적으로도 달러인덱스가 96을 넘어가는 등 달러화 강세 분위기다. 위안화도 7위안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외부영향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는 1150원 정도가 저항선이 될 듯 싶다”며 “미 연준(Fed)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고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긴축상황에서 유동자금이 굳이 증시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들인 듯 하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심화했다.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중국시장도 약세다. 유럽 정치적 내홍에 유로화와 파운드화도 약했다”며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원·달러는 1130원대가 지지되는 것 같다. 선물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원·달러는 연고점을 돌파할 수도 있을 듯 싶다. 1150원이 저항선이 될 듯 하나 주식시장 분위기를 봐야겠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45엔(0.40%) 떨어진 112.39엔을, 유로·달러는 0.0011달러(0.10%) 하락한 1.145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3위안(0.01%) 내린 6.946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5.61포인트(2.57%) 폭락한 2106.1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10일(2097.35) 이후 1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4220억200만원어치를 매도해 나흘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일본 니케이222는 604.04포인트(2.67%) 급락한 2만2010.78에,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56.82포인트(2.14%) 추락한 2598.05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