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유미가 올해 페미니즘 논쟁의 포문을 연 작품의 영화화 일선에 선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김도영 감독의 영화 '82년생 김지영' 얘기다. 데뷔부터 현재까지 여배우로서 과감한 도전을 이어 온 정유미의 필모그래피를 정리해 본다.
정유미가 처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이라면 단연 '사랑니'(2005)를 들 수 있다. '해피엔드' '은교'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에서 정유미는 김정은이 분한 조인영의 17세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사춘기 시절 첫사랑의 설렘과 미열을 담아낸 그의 연기는 아릿하고 또 예뻤다. 해당 작품이 서른 살 여성 학원강사와 17세 남학생의 사랑을 다뤘단 점에서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정유미로서는 과감한 선택을 한 셈이기도 하다.
이로부터 8년 후인 2013년 정유미는 홍상수 감독 작품 '우리 선희'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김상중과 정재영, 이선균이 함께한 이 작품에서 그는 세 남자 사이를 오가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과 졸업생으로 분했다. 홍상수 감독 영화답게 남녀 관계의 불안정성을 담아낸 '우리 선희'에서 정유미는 외모에 기대지 않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각인됐다.
또다시 5년이 흘러, 정유미는 이제 페미니즘 논쟁의 중심에 선 주인공에 도전한다.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에서 그는 공유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평범한 30대 여성으로 분할 예정이다. 10대와 20대, 30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그의 현재 진행형 커리어에 시선이 집중되는 건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