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이 우윳값 인상을 단행하면서 우유가 원료로 들어가는 빵이나 과자, 커피 등 타 제품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일부터 순차적으로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남양유업 대표 우유제품인 ‘맛있는 우유 GT’ 200㎖는 33원, 500㎖는 50원이 오른다. 또 1ℓ는 900㎖로 용량이 줄어든다.
남양유업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原乳)가격 인상 외에 그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며 “다만 인상에 따른 가계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통채널별로 할인행사와 덤증정 프로모션을 연말까지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국내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남양유업에 앞서 지난 8월 1ℓ 기준 우유 가격을 평균 3.6% 올렸기 때문이다. 서울우유 역시 2013년 11.1%를 올린 이후 5년 만의 가격 인상이었다.
이와 관련 다른 업체 역시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고 있다. 3위인 매일유업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 반응이 중요하다. 일단 올해 초 내놓은 신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유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는 것은 지난 8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원유 가격이 ℓ당 4원 올라서다. 2013년 도입된 이 제도는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낙농가로부터 유가공업체가 사들이는 원유가격을 결정한다. 도입 당시 ℓ당 106원이 올라 유업계의 가격 인상 폭이 컸다. 이어 2014~2015년에는 동결됐고 2016년에 처음으로 18원이 내렸으며 작년에는 동결됐다.
한편 원유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유업계 외에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다른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유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다면 이와 연관된 커피나 빵, 과자, 분유 등 2차 가공식품의 가격을 올리는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미칠 파장이 생각보다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 가격 인상 사례들을 보더라도 부재료에 속하는 우유보다 주재료의 가격 변동과 인건비 등에 따라 가격이 올랐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