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12일 여승주 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재정팀장과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재무통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한 수익 상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이날 여 사장을 현재 대표를 맡은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험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회사의 미래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인사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재무전무가를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은 앞으로 한화금융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해 타 금융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금융그룹은 은행이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현재 케이뱅크에 9%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 역시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에 생명사와 투자증권사를 거친 여 사장이 한화금융그룹의 핵심사인 한화생명의 대표이사를 맡아 금융그룹 전체의 도약을 준비할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는 현재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부진한 한화생명의 영업실적과 주가 부양에도 선의의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각 대표가 독자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다. 공동대표는 두 명 모두 동의해야만 결정권이 발생한다.
여 사장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5년 1월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2004년 한화생명 재정팀장을 시작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2015년)와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2017년 7월)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