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불확실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용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줘 보호무역주의를 유발할 것이라고 신문은 우려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는 오는 2025년 전 세계 신차 판매가 1억1000만 대로, 지난해 대비 약 1600만 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18~25년 신차 판매 연평균 증가율은 2%로, 2011~17년의 3.7%에서 반 토막 날 것이라고 IHS는 경종을 울렸다.
중국은 2018~25년 신차 판매 증가율이 연평균 2.6%에 그쳐 2011~2017년의 8.0%와 대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도시 시장 포화와 지방 경제 침체가 향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를 억제하지 않으면 철강과 조선처럼 생산과잉을 초래할 것이라고 신문은 경고했다.
선진국은 디지털화에 따른 구조 변화로 성장이 더욱 둔화할 전망이다. 구글과 애플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량 등으로 자동차 업체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시대도 현실화하고 있다.
다국적 회계법인이자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는 사람들의 이동 거리 중 최대 37%를 차량 공유와 자율주행차량이 차지하게 된다. IHS는 차량 공유 확대로 2023년 이후 연간 200만 대의 신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에 따르면 북미 신차 시장은 2011~17년 연평균 5.3% 속도로 성장했지만 2018~25년에는 연평균 증가율이 ‘제로(0)’%에 그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일본 시장은 3.7%에서 마이너스(-) 1.5%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는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이 미국에서 일자리를 강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새로운 나프타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를 통해 자동차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산업의 저변이 넓어 70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시장 성장이 둔화해 산업 공동화와 고용 감소를 유발하면 소비도 줄어들 위험이 있다.
트럼프 정권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거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상으로 무역 비용이 늘어나면 다른 나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오랫동안 세계 시장 확대를 전제로 공장을 신설했는데 보호무역주의가 커지면 이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한편 성장 둔화와 디지털화에 맞서 업계는 자동차 생산을 넘어 이동 서비스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독일 오펠 등 유럽 사업을 매각하고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일본 도요타는 최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 등 첨단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는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