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업체인 전진중공업 매각에 동종업계 전략적투자자(SI)들이 대거 참여했다. 재무적투자자(FI)들 역시 관련 사업체를 갖고 있거나 유관업체와 손잡고 입찰에 참여하면서 몸값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
14일 IB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전진중공업 매각 본입찰에 에버다임, 수산중공업, 광림, 한양정밀, 중국 줌라이언, JKL파트너스, 웰투시인베스트 등이 참여했다. 전진중공업 최대주주인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의향자들은 전진중공업과의 사업 시너지를 노리는 SI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에버다임은 전진중공업과 콘크리트 펌프카 부문에서 경쟁하는 업체로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실상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현대백화점 계열사라는 점에서 그룹 측의 지원을 받아 예상 가격 이상을 써낼 것인지에 경쟁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산중공업은 현재 전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특수장비 생산업체인 전진CSM을 원래 보유하던 업체다. 주로 암반이나 콘크리트를 파쇄하는 유압브레이커 부문에서 국내 1위여서 전진중공업 인수 시 사업 다각화가 기대된다.
광림과 한양정밀의 인수 의지도 강하다. 유압크레인과 특장차를 생산하는 광림은 전진중공업 인수를 통해 현재 사업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 특히 한양정밀은 2016년 전진중공업의 첫 매각 시도 때 KTB PE와 최종 협상까지 진행한 경험이 있다.
FI들 역시 기존 인수 업체와 전진중공업의 시너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5월 유압크레인 생산업체 동해기계항공을 인수한 바 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역시 올 3월 두산엔진(현 HSD엔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있다.
지난해 전진중공업의 매출액은 2035억 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약 300억 원 이상이다. 통상적으로 중장비 회사의 기업가치(EV)가 에비타의 8~10배 수준으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2500억~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진성 매수의향자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매각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지면 대기업 계열 에버다임을 제외한 SI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이미 KTB PE는 배당을 통해 전진중공업 인수 원금을 회수했다”며 “최근 사례 중 가장 알짜 매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