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부동자금용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최근 한 달 새 26조 원대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MMF 설정액은 105조2209억 원이다. 이는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8일(131조9496억 원)에서 26조6474억 원(20.2%)이 줄어든 수치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입출금식 상품으로, 기관과 법인 등의 투자자가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용도로 주로 활용된다. 시장에서는 통상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완화됐을 경우 MMF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감소 원인의 경우 터키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터키발 금융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카타르 국립은행(QNB)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투자한 MMF의 자금이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QNB는 터키에 있는 은행을 인수한 전력 때문에 터키 금융불안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MMF 설정액 중 법인자금은 108조5671억 원에서 83조416억 원으로 25조5255억 원(23.5%)이나 줄었고, 개인자금은 23조3822억 원에서 22조2602억 원으로 1조1220억 원(4.8%)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만 QNB ABCP의 상환에 따라 MMF의 추가 자금이탈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9월 11일 만기였던 2800억 원 규모의 QNB ABCP가 전액 상환됐다"며 "터키발 우려에 따른 관련 MMF의 단기 환매수요는 사실상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