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LCC) 시장 진출을 위한 신규항공면허 경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당경쟁’을 이유로 신규 면허 발급에 부정적이었던 국토부가 신규 면허 발급을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자 앞다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저마다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은 탓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이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등이 이달 중 면허 신청에 나선다.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는 이미 한 차례씩 신규 면허 발급을 실패한 뒤 수 년간 준비에 나서온 상황이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이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충북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법인을 설립한 에어로케이도 해당 지자체의 지원 아래 면허 신청을 준비 중에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국내 최초의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표방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370억 원 규모의 자본금도 확보했다.
이들은 그동안 신규 면허 발급에 부정적이었던 국토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신규 먼허 발급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국토부는 최근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거나 장벽을 칠 생각이 전혀 없다. 항공산업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위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신규 면허 발급과 관련해 달라진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신규 면허신청을 했거나 준비 중인 업체들과 만남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항공안전기준 마련에 따른 신청일정과 바뀌는 규정 등에 대해 사전설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3월 입법 예고한 항공사업법령 개정안 내용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중 항공운송 면허 심사가 이뤄지고 내년이면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경쟁이 워낙 치열한 탓에 누가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3개 업체 외에도 호남지역 첫 LCC인 호남에어도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50인승 소형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는 에어필립이 호남에어와 손을 잡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LCC 설립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최소 1개 이상의 신규 LCC설립이 허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우려가 크다”며 “ LCC 특성상 취항 가능지가 한정돼 노선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진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