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에 가진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동원하지 않았다. 북한이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9일 오전 10시께부터 약 두 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번 열병식은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치른 첫 열병식인 데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인 상황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눈길을 끈 대목은 대미 강경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전략 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ICBM급 미사일을 내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도 없었다. 경제를 주요 화두로 삼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ICBM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유화적 제스처이자 대화 국면을 이어나가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이 통상적으로 보여왔던 핵미사일 없이 정권수립 7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을 거행했다. 주제가 평화와 경제 개발이었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10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건 대표는 10일 한국을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차례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