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출범 41일 만에 6·19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고 44일 후에 두 번째 부동산 대책(8·2대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자 한 달여 만에 3번째 부동산 대책(9·5대책)을 꺼냈다. 이후에도 10·24대책(가계부채종합대책), 11·29대책(주거복지 로드맵), 12·13(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 등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보유세 개편 등을 내놨고 특히 8월에는 8·2부동산대책 1년을 맞아 공급을 강조한 8·27대책까지 내놨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정책 발표에 장단을 맞춰 오르거나 내리는 상황을 되풀이했다. 정부가 주요 표적으로 삼은 서울의 아파트값은 정책을 비웃듯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8월 5.44%에서 올해 5.97%로 오히려 더 올랐다. 지난달 31일 부동산114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7% 올라 6개월여 만에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도 반년에 한 번꼴로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 5년간 부동산 가격은 22.4%가 올랐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정부 데자뷔’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시장 혼란의 주범은 다름 아닌 정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달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했다. 여당 고위 관계자가 공급 확대론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와 청와대는 공급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종부세 강화도 언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임대주택사업자에 주는 세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말했지만 혼란이 예상되자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끝에 신규 임대사업만 적용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부부합산 소득 7000만 원 초과자를 전세보증에서 배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에 취소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