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일식 열풍이 불면서 일식당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 전역에 7만 개의 일식당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보다 약 50%나 증가한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세태의 배경으로 일본 관광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을 꼽았다. 일본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일본 음식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다. 또 경제 성장을 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산층들이 외국 요리를 자주 소비하게 된 것도 한 이유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전 세계 일식당의 60%가 아시아에 몰려있다. 아시아 내 일식당은 2015년 이후 약 2만4000개 증가했다. 북미 지역에서 같은 기간 1%, 유럽에서 0.2% 증가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에서는 카레와 돈가스가 대표적인 일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카레하우스 코코이치방야’는 지난해 5월부터 올 7월 사이에 점포를 약 23% 늘렸다. 중국 내 일식당은 2015년 2만3000개에서 지난해 4만 개로 2년간 70%나 늘었다. 기존에는 초밥이나 라멘 등 기본적인 일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장어 요리 등을 선보이는 전문 음식점도 늘고 있다.
아시아 내 방일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여행객은 총 2800만 명이고 올 상반기에만 1800만 명이 방문했다. 이 중 80%가 아시아 국가에서 온 여행객이었다. 직접 방문해 일식을 접한 뒤, 자국에서도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면서 음식점이 늘고 메뉴도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존에는 된장 라면이나 돈가스 덮밥 등 현지인들은 굳이 찾지 않는 음식들이 관광객 사이에서 유명했다면, 요즘은 방일 경험이 있는 중산층 중심으로 고급 음식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전체로 보면 일식당 수는 증가 일변도를 보이지만, 점포 수가 줄어든 곳은 있다. 일본무역진흥회에 따르면 태국 방콕의 일식당 수는 지난해 1739개로 전년과 비교하면 1%가량 줄었다.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싱가포르와 홍콩, 한국 등은 오히려 공급 과잉이다. 점포 수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한국 같은 경우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점포 회전율이 높다.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쉬운 철판구이, 오코노미야키 가게들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도 일식 전파에 나섰다. 2013년 유네스코에 일식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한 뒤, 2016년 외국 요리사들을 대상으로 일식조리기능사 자격 지침을 만들었다. 올해 3월까지 전 세계 470명이 민간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