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후판 판매 비중을 늘린다. 2016년과 지난해 수주 절벽을 맞이 했던 조선업이 LNG선을 중심으로 부활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황 악화에 따라 후판 판매를 줄였던 동국제강은 다시 후판 판매 비중을 늘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향 후판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
22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이 회사는 후판 판매 비중을 2011년부터 꾸준하게 줄여왔다. 2011년 전체 제품 판매 비중 가운데 42%를 차지했던 후판 판매는 지난해 11%까지 감소했다. 조선업이 호황을 누렸던 2011년 이후부터 신조 발주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2016년과 지난해는 조선업이 초유의 수주 절벽을 맞이하면서 동국제강도 후판 판매 비중을 각각 13%, 11%로 줄였다.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자 동국제강은 포항 후판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이 조선향 후판 판매 비중을 높이기로 한 것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부회장이 조선향 후판 판매 비중을 줄이겠다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동국제강은 실제로 조선업이 악화되자 조선향 후판 대신 비(非)조선향 후판 비중을 2016년 33%에서 지난해 62%까지 올렸다.
동국제강이 후판 판매 비중을 늘리려는 이유는 조선업에서 부는 수요 훈풍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1~7월 645만CGT를 따내며 글로벌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2만CGT)과 비교하면 83.2%나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비조선향 후판의 경우, 수요 부진과 추가 가격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향 후판 판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뤄진 조선향 후판가 인상의 영향도 크다. 동국제강은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을 올 상반기 협상 가격 대비 6~9% 인상했다. 내년에 조선업 발주량 증가가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판가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 조선향 후판 가격 추가 인상으로 인한 동국제강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