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CJ푸드빌,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배상책임 있다”

입력 2018-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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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화재가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연합뉴스)
▲2014년 화재가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연합뉴스)
2014년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참사의 배상책임이 발화지였던 지하 1층 공사 발주 업체인 CJ푸드빌에도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앞서 1심은 사고 책임이 건물 위탁관리 업체에만 있다고 봤으나 2심 재판부는 CJ푸드빌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롯데정보통신이 CJ푸드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CJ푸드빌은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롯데정보통신에 2억2000여만 원을 물어줘야 한다.

재판부는 터미널 내 푸드코트 공사를 발주한 CJ푸드빌을 ‘공작물 점유자’로 보고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J푸드빌은 건물 지하를 임차한 후 영업 준비 공사를 하도급 업체에 맡긴 후 공사 진행 상황을 총괄해 관리했다”며 “화재가 발생한 지하 1층을 사실상 지배·관리한 주체”라고 짚었다.

이어 “화재 현장에 소방도구가 제대로 비치 돼 있지 않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았고, 공사현장 천장에 우레탄폼이 노출 돼 있어 화재에 취약했다”며 “공작물 점유자인 CJ푸드빌이 사고 방지에 필요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법상 공작물 점유자는 인공 구조물에 대해 보수 및 관리 책임을 진다. 1994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공작물 점유자는 인공 구조물의 하자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1차적 책임이 있고 손해 방지에 소홀했다면 배상책임도 져야 한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는 지하 공사현장에서 시작된 불길이 지상까지 번지며 화염과 유독가스로 6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CJ푸드빌은 임차한 터미널 지하 1층을 푸드코트로 이용하기 위해 도급을 주고 내부공사를 진행했고, 용접 작업 중 화재가 발생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 사고로 전산실 내 전산장비가 훼손되자 2015년 CJ푸드빌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 재판부가 CJ푸드빌을 제외한 건물 위탁관리 업체 등의 책임만 인정하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대법원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와 관련해 2016년 현장 관리소장 김모(52) 씨에게 징역 1년, 용접 작업자 성모(55) 씨, 배관공 장모(50) 씨에게 각각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CJ푸드빌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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