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乙)의 목소리’ 담지 못하는 공정위 실태조사

입력 2018-08-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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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률 25% 그쳐, ‘갑’은 94%…국회 예산정책처 “응답률 제고 노력” 권고

▲공정거래위원회 전경.(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가맹·유통업계의 갑질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지만 ‘을’에 해당하는 업체의 응답률이 낮아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가맹 분야에서 지난해 총 9882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면실태조사를 벌였지만 응답 기업은 2500개사에 그쳤다. 응답률은 25.3%에 불과했다. 이는 ‘갑’에 해당하는 가맹본부가 200개사 중 188개사가 답해 응답률 94.0%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하도급 분야와 유통 분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년 조사 대상 하도급업체 9만5000개사 중 응답한 곳은 4만3605개(응답률 45.9%)사뿐이었다. 같은 기간 원사업자는 5000개사 중 4630개사가 서면실태조사에 응답해 92.6%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을’인 납품업체만 조사하는 유통 분야에서도 조사 대상 7000개사 가운데 2110개사만 조사에 협조해 30.1%의 응답률에 머물렀다.

을의 위치에 있는 기업의 실태조사 응답률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가맹 분야에서는 가맹점의 응답률이 2015년 32.8%에서 2016년 24.4%, 지난해 25.3%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도급업체의 응답률도 같은 기간 48.4%에서 47.2%, 45.9%로 매년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30%대 중반을 유지하던 유통 분야 납품업체의 응답률도 지난해 30.1%로 뚝 떨어졌다.

서면실태조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업계의 ‘갑질’을 발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적극적인 응답이 없다면 조사의 정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이에 예산정책처는 을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라고 공정위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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