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캠핑 중이던 30대 여성이 일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종 장소와 시신 발견 장소가 반대편에 위치하는 등 관련 의혹을 규명해 나갈 방침이다.
1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3km 해상에서 세화포구 실종 여성 최모씨(38·여)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된 지 일주일 만이며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약 103km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최 씨의 시신이 실종 장소인 세화포구에서 100km를 넘는 해안선을 따라 가파도 해상까지 이동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실족사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경찰은 최 씨의 시신에 대한 육안 조사에서 생활반응(생존 시 외력에 의한 상처)에 따른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타살 등 범죄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다고 보고 있으며 실수로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어떻게 가파도까지 갔는지 의아한 게 사실이지만 당시 태풍 종다리의 영향을 받는 시기였기 때문에 가파도 해상까지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의혹이 없도록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오는 2일 오후 2시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망 시기와 원인 등을 특정해 구체적인 수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앞서 최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8분부터 26일 오전 0시 10분 사이 세화포구에서 실종됐다. 최 씨는 오후 11시 38분 언니에게 통화 시도를 한 것으로 파악됐고 다음날인 26일 오후 세화항 인근에서 최 씨 휴대전화, 신용카드, 슬리퍼 한쪽이 발견됐다. 최 씨의 다른 쪽 슬리퍼는 30일 세화항에서 동쪽으로 4km가량 떨어진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