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조 국민연금 운용직 5명 중 1명 ‘신규 인력’

입력 2018-07-31 13:27 수정 2018-07-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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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조 원 규모 국민연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인력의 20%가 채용된 지 1년이 안 된 신규 인력으로 채워지게 됐다. 지난해 채용돼 만 1년 정도 근무한 인력 26명까지 포함하면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30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직 2차 모집에 34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도 20명을 채용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만 54명에 달한다. 신규 입사자들이 국민연금 운용직 정원(278명)의 19.4%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민연금 기금이 500조 원에서 600조 원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 규모도 늘려왔다. 2015년 이전까지는 연간 퇴사자 수가 10명 미만으로 신규 채용은 ‘조직 확대’ 의미가 컸다. 당시 퇴사자들의 연차와 직급도 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퇴사자 수가 연간 30명에 육박할 만큼 늘어나고 팀장·본부장급 이탈이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기금운용본부에서는 27명이 퇴사했고, 이 중 8년 이상 근속한 고참 운용역이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금운용본부장(CIO) 포함 본부장급 8명 중 5명의 자리도 공석이다. 김재범 대체투자실장이 26일 사의를 표하면서 현재 주식운용실장, 해외증권실장, 해외대체실장까지 4개의 주요 운용부서가 모두 공석이다. 이들 보직은 타 부서 실장이 겸직하거나 부서 내 팀장이 직무대리를 맡아 운영되고 있다. 남아 있는 본부장은 현재 CIO 직무를 대리하고 있는 이수철 운용전략실장과 김종희 채권운용실장, 박성태 리스크관리센터장뿐이다.

지난해 2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전이 확정된 2016년부터 퇴사가 급증한 배경이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당시 정권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부적절한 목적에 따라 유용을 시도하는 등 운용역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업무 환경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운용역에 비해 최대 30% 이상 낮은 처우도 퇴사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민연금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한 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은 국내 연기금 중에서도 가장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용돼야 하는데 운용역의 근속 기간이 짧고 신규 인력으로 운영되는 것은 안정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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