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공사인 SK건설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과 SK건설에 따르면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州)의 댐이 23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께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로 인해 인근 주민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근원지인 보조 댐은 당초 본 댐을 뒷받침하는 기능으로 담수 조절 등에 쓰인다. 현재 SK건설은 평년의 3배 수준인 기록적 폭우로 인해 둑 형태인 보조댐 상부가 유실되며 물이 범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SK건설의 귀책사유를 가르는 지점은 설계대로 시공이 제대로 이뤄졌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댐은 그 지역의 강수량 기록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지어진다. SK건설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발주처와 건설 재료부터 방법까지 합의한 상태서 진행됐다. 때문에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예상 못 한 폭우라는 ‘천재지변’이 발생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이 통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정확한 유실 원인이 규명됨에 따라 SK건설의 귀책 사항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조 댐 상부 일부가 먼저 무너지면서 물이 쏟아졌는지 아니면 범람 이후 유실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붕괴'과 '범람' 용어 논란을 종결시킬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서부발전이 25일 권칠승 의원에 제출한 ‘라오스 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경과 보고’를 두고 댐 사고 원인이 폭우 이외의 부실시공에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댐 중앙에 약 11cm의 침하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22일 당국에 보조 댐 유실 여부를 신고하고 주민 대피 작업에 착수하기 전이라 알고도 놔뒀다는 지적이 가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이 부분이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이 정도 수준의 침하는 바닥이 흙으로 이뤄진 댐에선 자주 관측되는 수준”이라며 “허용 침하 이내이기 때문에 조치 없이 모니터링 차원으로 기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2일 폭우가 시작되며 서부발전도 SK건설처럼 본격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해명이다.
한편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 SK건설의 경영 부실이 극대화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SK건설 관계자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에 이미 가입해놓은 상황이라 해당 보험 약관 및 세부 내용을 법무팀이 검토 중이다”며 “아직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다 보니 바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