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기조에 맞춰 태양광 저변 넓히기에 나선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장이나 사옥 옥상 및 외벽면에 자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전력을 자체 생산ㆍ매매하면서 ‘1석 2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자재ㆍ도료 생산을 주 사업으로 하는 KCC는 최근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에 나섰다. KCC는 용인에 있는 당사의 중앙연구소에 외벽면을 활용한 국내 최대 규모 도시형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이는 김천, 대죽, 여주 등 전국 KCC 생산공장에 설치된 10개의 발전소에 이은 11번째 자체 태양광발전소다.
KCC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와 함께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육성 및 홍보를 위한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KCC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앞장서기로 했다”며 “KCC가 가진 에너지솔루션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에 보조를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단순히 정부 정책과 방향을 같이할 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자가공급을 제외하고, 모든 신재생에너지를 발전해 매매하는 주체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는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로, 탄소배출권처럼 발전 주체 간에 매매가 가능하다. REC를 발급받은 기업은 공급의무화(RPS) 규정에 따라 지정된 발전기업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곳에 REC를 매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RPS는 500MW 이상의 발전설비(신재생에너지 설비 제외)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발전사업체인 SK E&S도 이 같은 맥락에서 태양광 옥상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 E&S는 유후공간인 생산 공장 옥상을 임대해 공장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해 REC를 발급받고 있다. SK E&S는 지난 2012년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공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웠으며, 올해 5월 두산중공업과 70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해 9월까지 태양광발전소를 공장 위에 설치할 예정이다.
태양광 선두주자인 한화그룹은 태양광 저변 넓히기에 열을 내고 있다. 최근 한화큐셀코리아는 주유소 옥상에 설치되는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주유소 태양광발전소는 주유소의 지붕, 옥상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국토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 태양광발전의 장점인 분산 발전을 전국 단위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주유소에 태양광 모듈을 제공하고 동원이엔씨가 시공을 담당하며, 해당 주유소 사장들이 생산된 전력을 판매해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로 태양광 시장 굳히기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내년 말까지 서울 장교동 본사 사옥의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면서 건물 외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등 태양광 기술을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로 ‘정부 발맞추기’와 더불어 수익성 챙기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