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는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법 개발을 위해 세워지는 새 3000만 달러(약 338억 원) 규모 펀드를 3년간 지원한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적인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의 리어나도 로더 명예회장도 게이츠와 뜻을 같이한다.
게이츠는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에 대처하는 데 막대한 돈을 투입해왔으며 지난해 알츠하이머 연구에 개인재산 중 일부를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초 자신의 92세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게이츠가 투자하는 새 펀드는 ‘진단 액셀러레이터’로 명명됐으며 알츠하이머 진단에 혁신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연구자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로더 명예회장이 설립한 알츠하이머치료제개발재단(ADDF)을 통해 기금이 설립되며 찰스&헬렌슈워브재단 등도 동참한다.
알츠하이머는 여러 종류의 인지 테스트와 뇌 스캔, 척수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 게이츠는 “현재 진단 방법은 여러 이유에서 덜 이상적”이라며 “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척수에 긴 바늘을 꽂거나 뇌 스캔을 위해 40분간 누워 있어야 하는 등 환자의 고통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자가 기억력 상실 등의 증상을 보인 이후에야 진단이 이뤄진다는 것도 알츠하이머 치료의 가장 큰 문제다. 의학자들은 이 정도 단계에 이르면 뇌 손상이 심각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알츠하이머 증상을 멈추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데 실패하는 것도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에서 비롯된다.
게이츠는 “우리가 알츠하이머를 이해하면 할수록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전에 질병이 시작된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10여 년 전부터 뇌에 손상이 가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