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업무 마비"…파업분위기 고조시키는 금융노조

입력 2018-07-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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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앞서 두 번의 파업은 정치투쟁…이번엔 다를 것"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및 노조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은행 채용비리 최고책임자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및 노조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은행 채용비리 최고책임자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 노조 중심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9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이 기간 은행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노조는 “많은 인원의 노조원이 참가할 것”이라며 업무 차질 가능성을 나타냈지만 지난번 성과연봉제 폐지를 두고 벌어졌던 파업은 주요 시중은행 노조원들의 참가 저조로 대란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16일 금융노조 관계자는 “결의대회 등의 방법에도 사측에서 대안을 내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교섭 진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원들이) 많이 참가할 것이고 실제 은행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 33개 사업장에 소속된 조합원은 약 10만 명이다. 이들이 얼마나 파업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지만 노조의 말이 현실화되면 은행 영업 업무 마비는 불가피하다. 다만 지난번(2016년 9월) 파업은 우려와 달리 영업점 업무에 문제가 없었다.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으로, 특히 영업점이 많은 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저조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파업은 다른 양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두 번의 파업은 정치투쟁 즉, 외부 요인에 의한 파업이라면 이번에는 내부 문제라는 것이다. 노조는 2014년에 관치금융 철폐를, 2016년에 성과연봉제 폐지를 핵심 구호로 내걸고 정부와 대립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 사측과의 교섭이 핵심이다. 은행 내부에도 불만이 많이 쌓여있어 사측의 조치가 제대로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참가하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현재 노조와 사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정년을 최대 65세까지 연장하고 주 52시간 근무에 앞서 정보기술, 인사, 기획 등 일부 직군에 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현행 유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 노사는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재개해 25차례 논의를 거쳤으나 지난달 15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지난 11일 지구별 대표자 회의를 열고 파업 찬반 투표와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총파업은 9월 중순, 파업 찬반 투표는 다음달 7일 진행된다. 투표는 노조가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총파업 찬반 투표 가결 가능성에 대해 금융노조 관계자는 “보통 임단협을 가지고 찬반투표를 하면 투표율은 높게 나온다”며 “부결을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015년 6월과 2016년 7월에 열린 총파업 찬반 투표는 모두 95%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사측의 입장에 따라 파업으로 치닫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노조가 협상을 결렬한 것은 ‘입장 차이’ 때문이 아니라 사측의 ‘태도’라는 것. 노조는 만약 사측이 제대로 된 협상을 진행할 경우 파업은 철회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조정위원회) 위원들한테 조정안을 내놓지 말라’고 할 정도로 교섭 자체를 불성실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파업이 목적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협상 내용에 대해 사측의 굳은 의지가 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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