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공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은행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공장을 선점하는 경우 임직원과 고객들의 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스마트공장’ 도입을 준비 중인 중소기업과 연계하려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스마트공장이란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자동화한 공장이다.
공장 설비나 종업원의 데이터를 수집해 자동화에 활용하는데 은행 입장에서는 이 정보를 토대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10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과 연계해 추진한 스마트 공장 ICT 플랫폼 구축이 대표적이다. 작업자에게 제공되는 ATM 직불 카드가 개인 급여계좌와 연동돼 인도네시아 모든 ATM에서 현금 인출이 가능하고 가맹점 결제도 가능하게 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공장 종업원의 작업 효율성 및 근태 관리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종업원 신용대출의 스코어링 데이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자금 지원과 컨설팅 등 스마트공장 도입에 간접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6년 9월 스마트공장추진단, 신용보증기금과 3자 간 협약을 통해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 참여기업에 보증료를 지원하거나 대출 금리를 우대해주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 기보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출 지원 및 재무회계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동반자 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 현장에 파견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관련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공장 사업은 국책 은행도 관심사다. 2017년 12월 산업은행은 법무부의 투자이민펀드를 활용한 우대 금융상품을 기획했다.
기존 투자이민펀드와 산업은행에서 각각 500억 원을 투자, 1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서 기업은행도 신상품을 출시, 스마트 공장 고도화를 위한 재원 마련에 협조했다.
앞으로 시중은행이 간접적 지원을 벗어나 스마트공장과 직접 연계해 임직원의 고객 정보를 금융 거래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신규 고객 창출은 물론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마트 공장은 공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내부적으로 임직원을 위한 금융 거래를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임직원의) 거래 실적이나 내용이 쌓인다면 앞으로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도 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