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경고를 보낸 것인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과는 관계없다”며 “대통령께서는 속도가 뒷받침이 안 되는 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며 속도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해당사자들이 있어 갈등을 풀기 어려운 핵심 규제과제는 이해당사자를 열 번, 스무 번 찾아 문제를 풀고 해야 하지 않겠냐”며 “혁신을 가로막는 갈등 이슈는 끈질기게 달라붙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김 부총리와 기획재정부에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국무총리실에서 주관하고 있지만 실무는 기획재정부가 맡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재탕, 삼탕 규제개혁건이 많이 들어 있는 데다 실제 업계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탁상행정에 불과한 규제개혁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늘 준비된 보고 내용 자체는 상당히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한 점에서 기재부의 부실 보고가 잘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감기몸살로 다른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이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꼭 참석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상황에서 연기된 것이라 김 부총리의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가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감기몸살에 걸려 이번 주 일정을 모두 취소 또는 연기하고 주말까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누적된 피로로 몸살감기에 걸려 청와대 주치의가 문 대통령에게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목요일과 금요일 일정을 취소·연기하기로 하고 관저에서 쉬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3시 문 대통령이 주재할 예정이었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 취소와 관련해서는 건강과는 상관없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건의로 연기한 것이라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3시 회의는 문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이 총리로부터 건의받고, 문 대통령도 공감하던 차에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연기한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