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으로까지 이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검찰에 출석해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는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과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이어 조 회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빼고 모두 수사기관의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9시 30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7일 밝혔다.
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기업·금융범죄전담부인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해 왔다.
서울국세청은 조 회장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왔으며 조 회장 남매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 남매가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양호 회장 등 5남매가 아버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500억원대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이다.
또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가로채기'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한편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2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측은 속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이 2002년 조중훈 창업주 별세 이후 상속세 관련 신고 및 납부를 마친 바 있으나, 2016년 4월 그 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해외 상속분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완납 신청을 하고, 1차년도분 납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이번 소환에 앞서 아내 이 전 이사장과 딸인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도 여러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일에는 조 전 전무가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지난달 24일에는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에 소환됐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달 28일과 30일에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수행기사·가사도우미 등에 대한 갑질·폭행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이달 4일에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왔다. 11일에는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조사를 위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소환됐다. 이 전 이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재차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지난 20일 법원의 심사 끝에 기각됐다.